Published on February 21, 2014
Published on February 21, 2014
장인의 거리를 찾아서

 

도쿄 오동나무장
가타야마 하루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행을 시작해 100년 이상 이어온 가업인 오동나무장 장인의 3대째를 잇다. 도쿄도 전통 공예사, 다이토구 우수 기능자로서 인증 받았으며, 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오동나무 장인으로 알려져 있다.


 


 


가타야마 하루오
 

공방에 비축된 오동나무
 

오동나무장 제작에서 나온 자투리를 이용한 소품도 다루고 있다.
 

공방의 멋스러운 간판 역시 오동나무로 만들어졌다.

도쿄 오동나무장이란

 

오동나무장이 보급된 것은 에도 시대 후기로 알려져 있으며, 옛날에는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오동나무를 심어 시집을 갈 때 장롱을 만들어 보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특히 당시 에도는 인구밀도가 높고 목조주택이었기 때문에 화재가 빈발했습니다. 따라서 내화성이 뛰어난 오동나무장이 귀하게 대접받았습니다. ‘도쿄 오동나무장'의 명칭은 조합의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도쿄도가 지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도쿄 오동나무장’이라 부릅니다. 예전에는 조합에서 국산 오동나무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말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산 재료나 수입 재료 상관없이 사용하자는 흐름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나라 이름이 아니라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장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은 즐기는 마음으로

 

한 때, 미스매치라는 표현이 유행한적이 있습니다. 서양식 환경에 일부 일본식 물건을 놓는 등, 언뜻 생각하기에 안 어울리는 것을 놓고 오히려 그것을 즐기는 것이지요. 저희들도 항상 그런 즐기는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하는 것은 재미없지요. 물론 손님의 의뢰로 제작을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라, 직접 이런 것이 재미있지 않을까 하고 제안하면서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좀처럼 여유가 안 생겨서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없지만요.

오동나무장 장인이 되고자 한 계기란

오동나무장 장인이 되신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가장 큰 이유는 가업이기 때문입니다. 3대째에 장남으로 태어난 것도 큰 이유지만 자연스럽게 가업을 이었다는 느낌입니다. 어릴 때는 생활 주변에 오동나무장 제작 도구가 있었기 때문에 부모의 눈을 피해 반 장난으로 나무를 자르거나 깎거나 했지요. 수행을 시작하면서 우선 도구를 갖추기 위해서 일부 도구를 직접 만들거나 대팻날을 갈거나 하는 등의 밑 준비를 먼저 배웠습니다.
 

오동나무장에 대해서

 

오동나무장의 특징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가장 큰 특징은 나무가 가볍다는 것입니다. 시집을 갈 때도 사람이 옮기기 때문에 가벼운 것이 좋았겠지요. 옛날에는 사람이 타는 가마처럼 장롱도 장대로 옮겼습니다. 그래서 장대를 꾀는 금속구가 달려있었습니다. 시집을 갈 때는 이것을 메고 장거리를 운반했습니다. 그래서 장롱을 세는 단위를 아직도 1도(棹:노 도), 2도라고 부릅니다. 이제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 단위입니다만.
 다른 점으로는 오동나무는 벌레와 습기에 강합니다. 일본에는 사계절이 있어서 장마철에는 습기 때문에 상합니다. 오동나무는 습기가 많아지면 팽창하면서 틈새를 메워 안의 기모노 등을 보호합니다. 그리고 불에 강해서 더디게 탑니다. 목재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안으로 물이나 불이 쉽게 안 들어가는 것이지요.
 

장롱에 오동나무를 사용한 것은 오래된 지혜인가요?

 
 에도에는 옛날부터 ‘화재와 싸움은 에도의 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화재가 많았습니다. 계속 태운다면 소용없겠지만, 오동나무는 서서히 타기 때문에 집이 거의 불타버려도 오동나무장은 까맣게 숯처럼 남아서 서랍을 열면 아무렇지도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옷이라면 그대로 빨지 않고 입을 수 있을 만큼 내화성이 우수합니다.
 옛날에는 오동나무를 사용한 금고의 내부 상자를 만드는 직업이 있었습니다. 금고는 금속인데, 금속은 타지 않아도 안쪽은 열에 당해 버립니다. 그런데 오동나무 상자에 넣어두면 열로부터 보호됩니다. 소중한 것을 넣어 두기에는 만전을 기하는 셈이지요. 요즘도 비싼 금고에는 오동나무로 된 내부 상자가 있습니다.
 

오동나무장은 오래가나요?

 
 오동나무는 나무가 휘거나 뒤틀리거나 하는 변형이 적습니다. 나무가 아무리 단단해도 뒤틀리면 소용없습니다. 오동나무는 가장 변형되기 어려운 목재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손상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목재는 휘거나 뒤틀리면 그 손상된 부분부터 망가집니다. 하지만 오동나무는 제대로만 만들어두면 100년이나 200년이나 같은 상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거무스름해지지만, 오동나무는 한번 밀어내면 깨끗해집니다. 다른 나무는 제작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좀처럼 그렇게 할 수 없지요. 게다가 금속 못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조립한 후에 한 번 더 밉니다. 금속 못을 사용하면 조립한 후에 대패를 사용할 수 없지만, 오동나무장에는 모두 나무 못을 사용하기 때문에 못을 박은 다음에도 밀어낼 수 있습니다. 100년이 지난 수리도 아직까지 주문이 들어오지요.
수리중인 오동나무장

 

오동나무장은 어떤 디자인이 인기가 있나요?

 
 바탕이 되는 형이 있고 그 조합으로 이루어지므로, 디자인은 무수하게 많습니다. 옛날에는 시집갈 때 신부가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방도 좁고 해서 비교적 높이가 낮은 정리장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거품 경제 시대에는 문이 달린 호화로운 구조가 인기 있었지만 헤세이 시대가 되고 나서는 실용적이고 가격도 저렴한 것이 인기 있습니다.
 

오동나무장은 어떤 손님이 구입하나요?

 
 자신이 젊은 시절에 혼수로 가져온 물건이 낡아서 30년, 4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좋은 것을 갖고 싶다는 이유로 50대, 60대의 분들이 다시 구입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옛날에는 장롱이라고 하면 오동나무장 밖에 없었습니다. 오동나무장이라고는 해도 다른 나무를 사용한 오동나무장도 많았습니다만.
 

다른 목재를 사용해도 오동나무장이라고 부르나요?

 
 사실은 그렇습니다. ‘총동’이라 하면 100%이지만 ‘사방동’은 장의 사방이 오동나무고 나머지는 다른 나무입니다. 가장 가격이 싼 것은 ‘전동’이라 해서 전면이 오동나무고 나머지는 대용으로 삼나무 등을 사용한 것입니다. 지금은 나왕 같은 수입 재료를 주로 사용합니다. 여기에 나뭇결을 인쇄한 종이를 발라서 쓰곤 합니다. 그러니 나뭇결이 모두 똑같지요.
 

작업 공정에 대해서

 

오동나무장은 어떻게 만들어 지나요.

 
 우선 매입한 목재를 ‘기도리’라고 해서 장롱 폭에 맞게 대략 잘라냅니다. 딱히 도면이 없어도 모두 머리에 들어 있습니다. 장롱에도 규격이 있기 때문에 나무를 매입할 때 그 규격에 맞춰서 구입합니다. 기도리할 때 주의 할 점은 너무 크게 잘라버리면 아깝기 때문에 여유를 확보하되 규격에 빠듯하게 맞춰서 잘라야 하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50cm의 상판 목재가 필요한 경우에는 20cm, 20cm, 12cm의 판을 3장 붙여서 52cm로 만듭니다. 그리고 나뭇결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봤을 때 좋아할 만한 나뭇결을 머리 속에 그리면서 이어갑니다. 이것도 기술이지요. 부재가 조립될 것을 계산하면서 모든 부분을 만듭니다. 기도리가 끝나면 깎아서 이어가는 작업을 합니다. 이어가는 작업은 접착해서 붙여가면서 판을 늘립니다. 그리고는 판을 이었을 때 높낮이 차이로 요철이 생기므로 이것을 평평하게 깎습니다. 기도리한 다음 판을 늘리고 치수에 맞게 재단합니다. 그런 다음 장부를 만들어서 조립해가지요.
 

마무리 작업에 대해 알려주세요.

 
 마감은 매끄럽게 밀어낸 다음 색을 입힙니다. 나무에는 결이 있기 때문에 아무 쪽에서나 깎아도 상관없는 것은 아닙니다. 채색으로 노란색은 오래된 기법인 ‘도노코시아게’(찰흙 등을 태워서 만든 가루로 채색하는 기법)도 있고, 다른 것으로는 불에 그을려서 닦아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채색하기 전 목재를 버너로 태운 다음 황동 브러시로 그을음을 털어냅니다. 그을음을 털어낸 다음에 색을 입힙니다. 바른다는 느낌보다는 나뭇결에 색을 넣어 문지릅니다. 조금 진하게 입히고 주걱으로 마무리한 다음에 방수처리나 왁스 처리를 하는 등, 여러 공정이 있습니다.
 이렇게 태운 다음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지다이시아게’(시대 마감)이라고 해서 다른 공방에서는 ‘야키기리’ 등의 호칭으로도 불리지만 도쿄에서는 저희가 원조입니다. 이 명칭은 악기인 거문고에서 유래한 것인데, 원래 거문고를 제작할 때는 그을려서 합니다. 그 점에 착안해서 조부가 처음으로 장롱을 버너로 그을리고 여러 가지를 궁리하면서 시도했지요. 이런 지다이시아게라는 마감 기법은 전후부터 시작해서 5,60년 정도 되었습니다.
 

특히 기술을 요하는 부분은 어디인가요?

 
 가장 중요한 점은 엉성해지지 않도록 정성스럽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리 정성스럽게 만든다고 해서 일이 밀리면 안됩니다. 저는 어느 쪽인가 하면 느린 편이지만 그것은 성격이라서 어쩔 수 없네요. 빠르게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것이 좋은 장인이랄까, 일류겠지요.
 

도구에 대해서

 

사용하시는 도구에 대해 알려주세요.

 
 장롱 가게 도구는 그리 많지 않아요. 톱 등, 같은 도구가 몇 대나 걸려있지요. 대패는 기본적으로 5,6대정도 됩니다. 다른 것으로는 기계로 두께 조정 등을 합니다. 한쪽 면을 불로 그을려서 뒤틀린 것을 바로 잡습니다. 기계는 정확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다면 가급적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립은 수작업으로 하고 부재 등의 밑 준비 작업은 어느 정도 기계를 사용하고 있지요.

가타야마 하루오
 

공방에 비축된 오동나무
 

오동나무장 제작에서 나온 자투리를 이용한 소품도 다루고 있다.
 

공방의 멋스러운 간판 역시 오동나무로 만들어졌다.

도쿄 오동나무장이란

 

 
오동나무장이 보급된 것은 에도 시대 후기로 알려져 있으며, 옛날에는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오동나무를 심어 시집을 갈 때 장롱을 만들어 보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특히 당시 에도는 인구밀도가 높고 목조주택이었기 때문에 화재가 빈발했습니다. 따라서 내화성이 뛰어난 오동나무장이 귀하게 대접받았습니다.
‘도쿄 오동나무장'의 명칭은 조합의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도쿄도가 지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도쿄 오동나무장’이라 부릅니다. 예전에는 조합에서 국산 오동나무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말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산 재료나 수입 재료 상관없이 사용하자는 흐름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나라 이름이 아니라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장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은 즐기는 마음으로

 

 
한 때, 미스매치라는 표현이 유행한적이 있습니다. 서양식 환경에 일부 일본식 물건을 놓는 등, 언뜻 생각하기에 안 어울리는 것을 놓고 오히려 그것을 즐기는 것이지요. 저희들도 항상 그런 즐기는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하는 것은 재미없지요. 물론 손님의 의뢰로 제작을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라, 직접 이런 것이 재미있지 않을까 하고 제안하면서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좀처럼 여유가 안 생겨서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없지만요.